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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IDX[책 출판]청마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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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문화예술재단에서 청마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교보문고와 함께 발행한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책입니다.

유치환 시인의 불멸의 명시 100편과 
37명의 유명 화가들이 청마의 애창시를 그린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 판매수입의 5%는 청마를 기리는 문예사업에 쓰일 예정이니
시그림집에 대한 많은 관심과 홍보 부탁드립니다.

-거제시문화예술재단-




'청마' 있었으므로… 우린 진정 행복하였네라


[조선일보] 2008년 08월 14일(목)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자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고운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후략)'(〈깃발〉)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1908 ~1967)이 오늘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청마는 평생 1000편이 넘는 시를 쓴 다작(多作)의 시인이었다. 생명에 대한 절대적 긍정의 노래와 사랑의 찬가를 불렀고, 때로는 현실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독자들에게는 〈바위〉, 〈생명의 서〉, 〈깃발〉 등의 시들이 널리 읽히며 자기 초극과 불굴의 생명 의지를 밝히는 남성적 이미지가 주로 각인됐다.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시단에서는 다방면으로 풍성하게 가지를 뻗었던 청마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고 시의 지평을 넓히는 작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청마의 작품 가운데 100편을 고른 시선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교보문고)이 이번 주 출간됐다. 김선두 김형석 민정기 송필용 등 유명 화가 33명이 그림을 곁들였다. 시 100편을 고르고 해설을 붙인 정호승 시인은 청마를 "진실한 사랑을 노래한 모성적 시인"으로 정의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일즉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후략)'라는 시 〈그리움〉을 "섬세한 여성성이 바탕이 된 시"의 예로 꼽으며, "이런 여성적 이미지가 없었다면 그의 남성적 이미지가 초라해졌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청마의 사회 비판적인 성향의 시들을 오늘날 참여시의 원류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학평론가 나민애는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 8월호에 기고한 〈생명과 생명 아닌 것에의 열애〉라는 글에서 시 〈저녁놀〉에 투영된 강한 사회비판 의식을 주목하며 이같이 분석했다. '굶주리는 마을 위에 놀이 떴다./ 화안히 곱기만 한 저녁놀이 떴다.// 가신 듯이 집집이 연기도 안오르고/(중략)// 하늘의 선물처럼/ 소리 없는 백성 위에 저녁놀이 떴다.'

문학평론가 남송우 부경대 교수는 같은 잡지에 실린 〈청마가 추구한 신의 모습〉이란 글에서 청마의 범신론적 종교관을 생태학적 잣대로 분석했다. "인간이나 다른 생명체나 귀천을 따질 것이 없이 모두가 동등한 관계성 속에 녹인다는 생태학적 사유의 일단을 열어 놓았다"는 것이다.

청마가 잠들어 있는 경남 거제와 청마가 살았던 통영에서는 그의 100번째 생일(14일)을 맞아 경쟁적으로 기념사업이 펼쳐진다. 거제문화예술회관은 14일부터 한달간 시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에 실린 그림을 전시하는 시화 전시회를 연다. 

청마문학회(회장 김해석)는 김남조 김종길 신경림 시인 등 160명이 청마 탄생 100주년을 축하하며 쓴 시들을 《청마 탄신 100주년 기념 사화집》으로 묶어 냈다. 문학회는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간 통영에서 '청마탄생 100주년 기념 깃발축제'를 열고 이 기간중 제 9회 청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문학평론가 김윤식씨에 대한 시상식도 거행한다.


[김태훈 기자 scoop8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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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갈피] 청마, 영원히 펄럭이는 ‘그리움의 깃발’ [중앙일보]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유치환 지음
강승희 외 그림, 교보문고, 208쪽, 1만3000원

100년만의 무더위도 기세를 꺾고 제자리로 돌아가는가. 귀뚜라미 울음이 와락 그리움과 회한에 떨게 하며 새벽 이불자락을 끌어올리는 처서(處暑) 어름. 이제 비어가는 햇살 속에 만물은 여물어갈 것이다. 서늘한 바람결에 그리움도 익어가며 마침내 낙엽처럼 나부낄 것이다.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는 청마 유치환의 1행시 ‘낙엽’처럼. 추억을 쓸고 또 쓸고 가는 귀뚜라미 울음과 함께 그리움도 깊어갈 것이다.

세월이 가도 파도 치듯 출렁이는 어찌할 수 없는 우리네 그리움을 깃발로 내건 시인 청마의 시선집이 쓸쓸한 계절을 함께 가자 한다. 청마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인 거제시문화예술재단에서 펴낸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은 1000여 편의 청마 시 중 100편을 골라 현역 화가 37명이 그림을 그린 시화선집. 시에 눈 밝은 독자와 늘 함께하고 있는 정호승 시인이 엮어 의지적이고 관념적인 생명의 시인으로 배운 청마가 그리움과 사랑으로 친숙하게 다가온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집의 표지는 그림으로 꾸몄고 판형과 장정도 다양해 시집 자체가 예술품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유력 출판사에서 시인 선집을 같은 판형과 장정의 시리즈로 내기 시작하며 시집을 붕어빵 찍어내듯 해 안타까웠다. 이러한 때 원본 대조와 확정, 교열에 적잖은 흠은 있지만 ‘시는 보고 그림은 읽게’한 시화집으로 펴낸 그 기획 자체는 소중하게 다가온다.

“오오 나의 고향은 머언 남쪽 바닷가/반짝이는 물결 아득히 수평에 조을고/창파에 씻긴 조약돌 같은 색시의 마음은/갈매기 울음에 수심(愁心)저 있나니”(‘향수(鄕愁)’ 중). 일제 하 일본과 만주 등 이향(異鄕)의 추운 가로수 밑과 설원을 헤매면서 돌아가고 팠던 청마의 고향, 그 남쪽 끝 바닷가에 고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가보았다. 거제도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수평선에서 아득히 반짝이는 물결을 보았다. 사춘기 시절 갈매기처럼 하얗게 하얗게 날아오르다 파도처럼 부서져 내리는 그리움의 포말을 보았다. 그리고 그리움의 절창 ‘깃발’을 보았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순정(純情)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아아 누구던가/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깃발’ 전문)

혹자는 이 시에서 ‘이념의 푯대’로서의 깃발을 읽는다. 맑고 곧은 실천적 정신, 인류 보편적 가치를 향한 이상과 이념으로 교과서적으로만 읽고 그치기엔 이 시의 울림, 인간적인 아우성이 너무 크다. 애달픈 마음의 그 소리 없는 아우성, 그리움의 손수건을 깃발처럼 흔들고 있지 않은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뭍 같이 까딱 않는데/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날 어쩌란 말이냐”(‘그리움’ 전문)에서와 같이 터져 나오는 그리움의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맑고 곧은 순정의 푯대에 매단 시가 ‘깃발’이다. 그리움이 한 시절 값싼 감상이 아니라 이념이 되게 해 시의 영원한 표상이 되게 한 시가 ‘깃발’이다. 그리움의 속내를 향해 나부끼는 깃발, 그게 삶의 깊이이고 시 아니던가.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중략)/지나새나 뭍으로 뭍으로만/향하는 그리운 마음에/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 따라/밀리어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백두대간 멧부리 방울이 튀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로 금세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다고 노래한 ‘울릉도’는 요즘 다시 문제로 떠오른 독도로 바꿔 읽어도 좋을 시. 대표작 ‘바위’에서 애련(哀憐)에 물들지 않는 비정(非情)한 바위가 되겠다던 청마도 이 시에서는 지나새나 뭍을 향하는 그리움의 바위섬이 되고 있다.

정호승 시인은 청마의 시세계를 “영원히 펄럭이는 그리움의 깃발”로 보았다. 애련에 물들지 않겠다며 열사의 사막과 바위를 찾았지만 그 무기질들에도 되레 그리움으로 생명을 주었으며 청춘의 마지막 항구에서도 목숨의 깃대에 그리움의 손수건을 휘날린 시가 청마 시다. 이번 청마 시선집은 삼라만상을 살아 오르게 하는 아득한 그 그리움으로 이 쓸쓸한 계절을 함께 하자 한다. 

이경철<문학평론가> 

[중앙일보] 200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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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문화예술재단, 청마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출판 
[거제타임즈]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 긴 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 공중의 기(旗)빨처럼 울고만 있나니 /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청마의 ‘그리움’의 싯귀처럼 뜨거운 생명의 언어가 깃발로 날리며 그리움을 전하기 위해 책으로 나왔다.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의 표지화


2008년은 경남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서 출생한 한국 근대문학사의 거목, 청마 유치환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따라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장 김한겸)과 교보문고(대표이사 김성룡)는 청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을 발행했다. 

거제문화예술회관 미술관에서 시그림집 발간을 위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청마 탄생 기념 ‘작은 음악회’, 윤후명 소설가와 함께 하는 ‘청마행복기행’ 등 차별화된 이벤트를 마련하여 청마의 탯자리로서 갖는 문화거제의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특히 지난 7월 23일부터 시작된 청마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시회에 출품된 그림들과 청마 애창시 100선을 엮어 만든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도서출판 교보문고)을 출간하여 미술과 문학의 조화로운 만남과 함께 청마의 삶과 문학세계를 현대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마 시 '바위'를 그린 이인 화백의 그림


이 시그림집은 ‘생명의 시인’ 청마를 그리워하며 1천여 편이 넘는 그의 시 중 시인, 평론가, 일반 독자들이 선정한 애송시를 정호승 시인이 100편으로 추리고, 문학평론가 남송우 교수(부경대)가 감수하였으며, 이를 각 시에 투영된 세계관에 따라 다섯 마당으로 나누어 담았다. 여기에 민정기, 강승희, 김선두, 최석운, 송필용, 이 인, 이숙자, 이종구, 김영훈, 이수동 등 국내 유명 화가 37인이 좋아하는 청마의 애창시를 선택하여, 청마의 언어를 다양한 시각적 표현방식으로 구현해 낸 그림 작품들을 함께 담았다.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의 100선을 최종 선정하고 해설을 쓴 정호승 시인은 청마의 ‘생명’이 사랑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며 “청마의 시는 생명의 시이자 동시에 사랑의 시다. 그리고 청마시의 상징인 ‘깃발’ 또한 생명의 깃발이며 동시에 사랑과 그리움의 깃발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청마 시 '길'을 그린 장태묵 화백의 그림

'뜨거운 생명의 시(詩), 행복의 섬에 꽃 피다'는 컨셉트로 기획한 특별전시회와 시그림집 출판을 기획총괄한 거제문화예술회관 김형석 관장은 “이번에 출간된 청마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에 대한 판매 수익금액의 5%를 청마를 기리는 문예발전기금으로 조성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청마사랑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시그림집의 발간으로 뜨거운 생명력으로 가득한 청마의 시가 행복의 섬, 거제도에서 화려하게 꽃피워 현대인의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는 영혼의 비타민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행복)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임은 뭍 같이 까딱 않는데...(그리움) 고독은 욕되지 않으다. /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 저 푸른 해원을 향하야 흔드는 /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기빨)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 아예 애련에 물들지 않고 /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바위)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 병든 나무처럼 생명에 부대낄 때...(생명의 서) 꽃등인양 창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 적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춘신) 등 주옥같은 청마의 명시들이 수록된 시그림집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정가 13,000원)은 교보문고를 비롯한 전국 유명서점과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청마 시 '바닷가에 서서'를 그린 최석운 화백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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