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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기획의도
어찌 보면 최초의 글은 그림입니다. 라스코 동굴 벽화에는 들소, 야생마, 사슴, 염소 등과 함께 주술사 같은 인물이 그려져 있는데 구석기인들이 동굴의 벽에 사냥의 대상이 되는 동물을 그리고 사냥의식을 지낸 것으로 추측합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청동기인들이 고래잡이의 안전과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했거나 고래 잡는 방법을 교육하는 그림이 아니었을까 추정합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이 그림으로 기록을 남긴 덕분에 지금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심지어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이쯤 되면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읽는 책이 ‘그림 글자’ 그림책인 것도 사뭇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인류가 사용하는 여러 글자의 기원을 살펴보면 사물을 본떠서 그 모양이나 그것에 관련 있는 관념을 나타낸 상형문자가 많습니다. 초기 한자도 그렇게 만들어졌는데 중국 신화에서는 창힐이 새와 동물이 남긴 발자국에서 힌트를 얻어 한자를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일반적으로 창힐은 네 개의 눈을 가진 모습입니다. 아주 예리한 눈빛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특징을 파악하여 도형화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창힐이 글자를 만드니 하늘에서는 곡식이 비처럼 내리고, 밤이 되니 귀신이 통곡했습니다.하늘은 그의 업적을 축복했지만, 귀신은 이를 두려워한 것이라고 해석하는데, 글자가 무지의 고통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동시에 주술적인 힘을 지녔다는 믿음이 신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한자의 모태가 된 갑골문의 중요한 용도 또한 주술이었습니다. 거북 등껍질이나 짐승 뼈에 구멍을 뚫거나 불로 지져 생기는 갈라짐을 보고 길흉을 점쳤고, 그 내용을 글자로 새겨 넣었으니까 말입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글이라는 게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기도 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림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읽기도 하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과 그림을 보기도 하고 읽기도 하면서 각자가 바라는 바를 상징적으로 담는다는 것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실로 글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글이 되면서 바라는 바를 염원하는 경지를 이용일 작가의 ‘글로 그린 그림, 문화도文畵圖’ 전시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o 내용
시대와 함께 진화하지 못한 채 ‘낡은 것’으로 남아버린 우리 고전을 디자인적으로 재해석하여 단절된 과거를 환기시키고 새롭게 복원하는 작품을 전시합니다. 서양의 ‘타이포그래피(typography)'와 동양의 ’문자도(文字圖)‘는 문자와 이미지를 조합한 의미전달 체계로서 기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용일 작가의 ‘문화도(文畵圖)’는 한글의 조합적 특징과 한문의 형상적 특징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예술을 결합한 이형조합의 시도입니다. 현대적인 족자 형식의 평면 작품과 병풍 형식의 디지털 영상 등으로 융합적인 전시 공간을 구성합니다.
o 프로그램명
씨앗 한글로 나만의 문화도 만들기
o 내용
글자가 그림이 되기도 하고, 그림이 글자가 되기도 하는 이용일 작가의 타이포그라피 문자도 전시를 도슨트의 설명과 함께 감상한 후,
동서양 문자도의 역사와 현대판 문자도 작품에 대한 강의와 함께 일명 ‘씨앗 한글’을 이용하여 나의 이름표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o 프로그램명
글자가 먼저냐 그림이 먼저냐?
o 내용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해묵은 질문을 전시를 기획하며 떠올릴지는 몰랐습니다.
인류가 그림을 먼저 그리다가 글자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상식입니다만 항상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글자꼴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이용일 작가의 작품에서는 거꾸로 글자가 그림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오이겐 곰링거(Eugen Gomringer)가 구체시를 주창하면서 말한 “단어를 자유롭게 하는” 언어적 실현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전시해설을 통해 관람객들과 함께합니다.